철학과 사상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의 천태종(天台宗), 교관겸수(敎觀兼修)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그는(1055년~1101년) 고려시대 제11대 문종의 왕자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11세의 어린 나이에 불교에 뜻을 가지고 출가하여 화엄경을 공부하였고, 13세에 승통에 임명되었으며 중국 송나라에 건너가 천태학 등을 공부하고 돌아옵니다. 귀국 후 흥왕사 주지승으로 있으면서 제자를 양성하면서 대장경의 해석본인 교장을 간행합니다.
천태종(天台宗)
천태종(天台宗)은 본래 중국에서 성립된 대표적 종파이며, 수나라대의 고승 지자대사 지의가 법화경을 중심으로 교관을 체계화하여 만들었는데, 천태산에 머물면서 교학을 펼쳤기에 붙여진 이름이 천태종입니다. 본래 화엄종의 승려였던 의천은 천태종을 배운 뒤에 당시 왕실에서 선호했던 교종과 지방 중심의 선종으로 나누어 있던 고려의 불교를 천태종으로 통합하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의천은 고려에 천태종을 새로 개창하기 위해 사찰인 국청사를 먼저 새롭게 세우려 했습니다만 다른 종파의 반대가 심하여 쉽게 실행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는 해인사 등을 돌아다니며 때를 기다리다가 그의 나이 42세가 되던 해에 중단되었던 국청사 공사를 다시 시작하고 결국 1097년 완공하였습니다. 그리고 국청사의 주지승이 된 의천은 삼제원융과 일심삼관의 천태사상과 함께 대승기신론 등을 융합하여 해동 천태종으로 통합하는데 전념하였습니다. 천태종의 기본 교의인 삼제원융은 첫째, 모든 현상은 존재론적 실체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공(空)의 진리이며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임시적으로는 존재하고 있다는 가(假)의 진리이며 셋째, 모든 현상은 비 실체적이며 동시에 임시적으로 존재하고 있어서 첫째와 둘째의 진리는 포용하면서도 초월한다는 절대적인 중(中)의 진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심삼관은 일심에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는 뜻인데, 자기의 마음속에 공(空), 가(假), 중(中)의 삼제가 있음을 알고, 생사. 번뇌의 경지에서 벗어나 열반. 보리에 들어가는 도를 닦아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시 고려에는 중심인 국청사와 전국에 6대 본산이 만들어졌고 교학을 널리 펼쳤는데, 당시 선종계의 많은 승려들이 천태종에 들어왔으며 화엄종 승려들도 천태교학을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교관겸수(敎觀兼修)
그는 교(敎)만 열심히 하고 선(禪)이 뒤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잘못된 길이요, 선(禪)만 닦고 교(敎)가 뒤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역시 불교 수행의 옳은 길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교와 선을 함께 잘 수행해야 함을 주장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교관겸수(敎觀兼修)입니다. 이것은 불교의 교리를 공부하고 이해하여 깨달음을 얻는 수행 방법과, 명상과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실천하는 방법이 모두 수행 방법으로써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의천은 교와 선 모두 다 수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교를 관 앞에 두었기에 교종 중심의 선종과의 조화와 통합을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뜻대로 당시 선종만을 따르던 승려들이 천태종으로 개종하고 화합이 도모되는 듯하였으나 의천의 사후에는 다시 종파가 분열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전개됩니다. 그러나 그의 통합 노력은 후대에 계속 계승되어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불교의 통합에 노력한 의천은 47세의 나이로 입적하였고, 나라의 스승이라는 의미로 대각국사(大覺國師)의 시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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